음식남녀 飮食男女(<Eat Drink Man Woman>)-吳倩蓮 吴倩莲 우첸롄 오천련 Jacklyn Wu Chien-lien
음식남녀
원제: 飮食男女(<Eat Drink Man Woman>)
감독: 이안
출연: 랑슝, 양꾸이메이, 우쳰롄, 왕위원 등
제작: 1994년 / 대만
방송길이: 124분
주사부(랑슝 분)는 대만에서 최고로 인정받았던 요리사였지만 미각을 잃은 후 퇴직하고 세 딸들과 함께 낡은 주택에서 있다. 그는 매일 맛있는 음식을 한 상 준비해 가족들과 함께 먹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혼기를 놓친 큰딸 쟈전(양꾸이메이 분)은 중학교 선생으로 보수적이며 독실한 기독교신자다. 둘째인 쟈쳰(우쳰롄 분)은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으로 애인도 있다. 어려서부터 요리에 소질이 있었으나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친 이후로 절대 주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막내 쟈닝(왕위원 분)은 대학생이며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가족들은 일요일마다 식탁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를 하지만 서로의 생활에 대해 관심도 없고 딸들은 오로지 독립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그러던 와중에 주사부는 요리사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감각인 미각을 잃게 된다. 큰딸 쟈전은 시집 한 번 못 가고 늙을까 걱정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독립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둘째딸 쟈쳰은 혼자 독립해서 살겠다고 선언했다가 다시 또 해외로 파견근무 하겠다고 통보하는가 하면 남자관계도 복잡하다. 가장 막내인 쟈닝은 친구의 남자친구를 가로채어 임신을 하게 되어, 가장 먼저 집에서 나가 살림을 차리게 된다. 첫째인 쟈전은 동료교사에게 마음을 빼앗겨 사랑에 빠지게 되고, 아버지와 가장 대립관계였던 둘째 쟈쳰이 오히려 마지막까지 아버지 곁에 남게 된다. 딸들이 자신을 곁을 떠나게 되자, 주사부는 성대한 저녁식사를 준비해 이웃집에 사는 둘째 딸의 친구 진룽과 그녀의 어머니까지 초대해 중대 발표를 한다.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집을 팔고 딸의 친구인 진룽과 미래를 약속한 사이라며 결혼 소식을 선포하자 가족들은 모두 경악한다. 이미 팔린 집에 마지막까지 홀로 남은 쟈쳰은 스스로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준비해서 가족들을 초대하지만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아버지와 단둘이 식탁에 마주하게 된다. 넓은 식탁에 준비된 성찬 앞에 앉은 두 사람은 만감이 교차하고, 아버지 주사부가 국을 마시는 순간 딸의 요리에서 사별한 부인의 음식 맛을 느끼며 미각을 되찾게 된다.
영화가 시작되는 부분에 “음식”, “남녀” 이 네 글자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음식”과 “남녀”는 위아래로 놓여 있고 전혀 다른 글자체로 쓰여 있다. 영화를 만든 이안 감독은 왜 네 글자를 시각적으로 분리해놓았을까? 그것은 바로 주인공인 주사부의 일가족이 같은 지붕 아래 함께 살지만, 각자의 세상에서 따로 사는 듯한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영화 시작 부분에 나오는 식사 장면과 엔딩 부분의 식사 장면을 비교해보면 매우 대조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사랑이 부족한 이 가족들에게는 아무리 대단한 산해진미가 눈앞에 펼쳐져 있어도, 그들의 식욕을 돋우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각기 부족한 사랑을 대신해주는 대체품이 있다. 아버지 주사부는 온종일 가족들의 식사 준비에 매달리고, 첫째 딸 쟈전은 종교, 둘째딸 쟈쳰은 애인, 막내 쟈닝에게는 공부와 아르바이트. 하지만 대체품은 대체품일 뿐, 이 가족들은 모두 사랑을 갈구했고, 영화가 끝날 즈음에는 모두 나름대로의 사랑을 얻게 된다. 이 영화는 엔딩 부분에서 가족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라는 점, 그리고 해결하지 못할 갈등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매듭을 짓는다.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았던 갈등이 해결되자 아버지 주사부는 둘째 딸 쟈쳰이 만든 국을 마시는 순간, 수년간 잃어버렸던 미각을 되찾게 되는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음식남녀>는 이안 감독이 대만에서 제작한 3편의 아버지에 관한 영화 중 세 번째 작품이다. 전작인 <쿵후 선생(1991)>와 <희연(1993)>과 마찬가지로 이안 감독은 <음식남녀>에서 중국인 사회의 전통과 현대 간의 충돌 그리고 동서양 문화 사이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화려한 중국 요리를 통해 “음식과 남녀 간의 사랑은 인간의 욕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쿵후 선생>에서 아버지로 나왔던 배우 랑슝은 음식남녀에서도 "주 씨 노인“으로 등장하며, 노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인물 묘사 면에서 전작보다 세밀해졌으며 줄거리 역시 <쿵후 선생>보다 복잡해졌으나, 인물의 개성은 보다 선명해졌고, 스토리 전개 역시 매우 엄격하고 정교해졌다. 이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개성이 담긴 통속적인 영화 기법을 가장 높은 경지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으며, 오스카 영화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이 원하는 분위기에 가장 근접한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쿵후 선생>에서 고향을 떠나 미국에서 생활하게 된 주인공에 비해, 음식남녀에서는 자신의 고향에서 무너지는 부권(父權)에 적응하게 되는 아버지의 쓸쓸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안 감독은 권위로 가득했던 아버지 세대의 쇠퇴와 젊은 세대의 혼란과 방황을 중용과 평화를 매개체로 삼아 한데 어우러지게 했다. 영화 전체에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대립으로 인한 긴장감이 느껴지며, 엔딩 부분에 등장하는 부녀 사이의 화해 장면은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안은 대만 중산층의 삶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다가 할리우드로 진출한 대만 감독이다. 그는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공부했으며 <박타> <분계선> 등의 16mm 단편영화로 뉴욕대학에서 상을 받았다. 또한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사의 시나리오 공모에서 1등 상을 받고 영화사의 후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뉴욕에 온 쿵푸 선생과 미국 여성과 결혼한 아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쿵푸선생, 1992년>은 개인과 가족, 현대와 전통, 서양과 동양의 대립이 한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매우 유머러스하게 묘사했다. 또한 <결혼피로연, 1993년>에서는 동성애자인 대만 출신의 미국 유학생이 부모 때문에 강제로 결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으며, <음식남녀, 1994년>에서는 중국 전통요리의 대가인 아버지와 각각 다른 삶을 살아가는 세 딸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안 감독은 가족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주로 가벼운 코미디로 풀어놓았으며, 특히 편집이 뛰어나 마치 영화 전체를 한편의 음악처럼 능숙하게 끌고 간다. <결혼피로연>은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했다.
그 후 이안 감독은 1995년 드라마 구성 능력을 인정받아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시대극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감독했고, 또 다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할리우드의 두 번째 작품 <아이스 스톰, 1997년> 역시 그의 대표작이다. 70년대 미국 중산층 가족의 황폐한 일상을 묘사한 이 드라마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뛰어난 영상감각으로 그려냈다. 그 후에도 이안 감독은 판타지 영화인 <와호장룡, 2000년>을 만들며 활발한 활동을 했고,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2006년 골든 글로브 감독상과 작품상,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7년 <색, 계 (色,戒)>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고, 2012년 <라이프 오브 파이>로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우첸롄
오천련 Jacklyn Wu Chien-lien
吳倩蓮
吴倩莲
Wú Qiànliá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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